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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부도의 날 : 1997년 모두의 운명을 바꾼 바로 그날

by aros77 2023. 1. 29.

1. 영화 내용 : 외환위기를 이용하는 자와 외환위기에 이용당하는 자

   1997년 대선을 앞두고 김혜수 배우가 연기한 시현은 우리나라가 보유한 외환이 부족하여 곧 외환위기가 올수도 있음을 인지합니다. 이와 같은 상황을 한국은행장에게 보고하지만, 이미 외국자본은 빠져나가고 있었고 국가 부도 사태가 코 앞까지 다가오게 됩니다. 한편 허준호 배우가 연기한 갑수는 작은 공장을 운영하는데 이러한 위기적 상황을 인지하지 못한채 미도파백화점에 그릇을 납품하고 어음으로 대금을 결제받습니다. 유아인 배우가 연기한 정학은 이 위기를 기회로 보고 투자자들을 모집하여 달러를 사들입니다. 이후 국가위기팀이 꾸려지지만 시현의 노력과는 무관하게 재정국 차관의 입김으로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게 됩니다. 정부협상단은 IMF로부터 외환을 지원받게 되고, IMF의 통제 하에 긴축재정과 구조조정을 단행합니다. 그 결과, 시현은 정부에 대한 강한 실망감과 함께 한국은행에서 사퇴하고, 정학은 막대한 부를 축적하게 되었으며, 갑수는 막대한 빚을 떠안게 됩니다. 갑수는 동생인 시현을 찾아가 공장이 망하지않게 대출을 받을 수 있는지 물어보게 되고, 시현은 자신의 오빠를 이 지경으로까지 만든 시스템에 대한 회의감과 자신이 그 어떤 것도 하지 못했다는 무력감에 홀로 차에 앉아 눈물을 흘립니다. 사태 이후 20년이 흐르고, 정학은 위기를 기회로 만든 투자의 귀재로 불리며 여전히 위기에 투자를 하고 있고, 갑수는 외국인 노동자들로 공장을 운영하며, 시현은 금융자본감시센터를 통해 금융자본을 감시하는 것을 보여주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2. 배경 : 외환위기

   1980년대 우리나라는 3저 호황을 맞이하며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3저 호황이란 국제 유가, 국제 통화, 국제 금리가 낮게 유지되어 가공무역을 주로하던 우리나라 기업 입장에서 수익 창출에 있어 최적의 상황을 말합니다. 원재료로 대표되는 유가가 낮아 싼 값에 물건을 만들 수 있고, 국제 통화와 국제 금리가 낮기에 차입을 통해 레버리지를 일으켜 제반 시설에 투자할 수 있어 다량의 물건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기업은 이와 같은 상황에서 계속된 차입을 통해 막대한 부채를 갖게 되고, 정부는 높은 경제성장률이 계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기업의 부채에 별다른 제재를 가하지 않았습니다. 이 악순환의 고리는 점점더 가속화되어 가고, 1994년부터 미국 연준은 기준 금리를 서서히 올리기 시작합니다. 한국 기업은 막대한 부채에 따른 원리금 상환에 점점 어려움을 느끼게 되고, 이를 본 외국 투자자들은 투자금을 회수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갑작스러운 외환의 유출로 인해 우리나라가 보유한 외환이 부족해지자 환율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이제는 더욱 광범위한 악순환의 고리가 생성되고 돌아가며 우리나라는 1997년 외환위기를 맞닥뜨리게 됩니다. 이후 부족한 외환보유고를 채우기 위해 IMF로부터 외환을 지원받지만, 우리나라는 IMF의 통제 하에 긴축재정과 구조조정을 받게 되어 경제적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3. 총평 : 개인적 감상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하는 영화이기에 결말보다는 우리 모두가 아는 이야기를 어떤 방식으로 표현하였는가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는 영화입니다. 저는 경제나 금융과 관련한 영화를 남들보다 재밌게 보기 때문에 이번 영화도 흥미롭게 보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너무 많은 입장을 대변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다소 아쉬웠습니다. 이 영화에는 크게 정부, 한국은행, 투자자, 영세기업, IMF를 대변하는 인물들이 등장 합니다. 각 인물마다 영화 한편씩은 나올 수 있는 소재를 두고, 이 영화에서는 너무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여 각 인물들이 입체적으로 그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영화에 대한 몰입도가 떨어지고, 메시지가 불분명하게 전달되었습니다. 따라서, 이 영화가 진정으로 조명하고 싶은 인물을 특정하고, 해당 인물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담고 싶은지 분명히 했다면 개인적으로 저는 더 흥미롭게 보았을 것 같습니다. 사견입니다만, 그 시대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우리는 우리가 모르는 진실을 더 듣고 싶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가령, 3저 호황부터 시작하여 외환위기 그리고 IMF 구제금융에 이르기까지 정부와 한국은행의 입장 변화를 과하지 않게 표현한다면, 우리는 몰랐던 그들의 입장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도 있고 특별한 산파적 요소 없이 다시 한번 그 사태를 돌이켜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